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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원거리 커피 낙서

오늘 날이 아주 좋아요. 봄날 같습니다. 

사실 봄이긴 하죠. 코로나일구때문에 어수선하긴 하지만, 확연한 봄입니다.

날짜로나, 

기온으로나 - 어제의 강풍조차도 겨울이라기 보다는 다른 계절의 것 같았던 -

완연한 봄 입니다.

원거리에 나와서 커피를 마시는 이유는, 산책을 하기 위함도 있고, 이곳 커피가 맛이

있는것도 있고, 무엇보다 쿠폰 도장이 두개 남았었거든요. 

오늘 다 채웠어요.

이제 이거 마시러 한번만 더 오면, 여기에는 더 이상 오지 않아도 됩니다. 

오지 않아도 되는데 오면 얼마나 더 기쁘겠어요?

그런겁니다. 인생이란건.

...
......

서비스 이전(호스팅 되고 있는 곳을 옮기는)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략 2년전에 제가 만들었고, 그간 두번 호스팅 주체를 옮겼는데 이번이 세번째입니다.

불행하게도 사용자가 많지 않아서, 그냥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으로 줄여서 옮기는 계획인데

공교롭게도 일주일 전쯤부터 사용량이 증가해서 계속 알람이 울리고 있습니다. 

여기 서버는 하드 디스크가 20기가짜리였습니다. 그런데 파일 올리는 사람들이 많으면

로컬 캐시(하드 디스크)가 사용되고, 그 남은 공간이 작아지면 알람이 울리고 내부적으로는

캐시 살려두는 주기를 줄이고 부지런히 삭제해서 상태를 정상화 합니다. 

그런 설계로 만들기는 했지만 정작 그런 상황을 실제로 만나 본적이 없었는데 요즘은 하루에도

두어번씩 알람이 울리고, 캐시 정책이 변경되고 다시 디스크 잔량이 50%이상으로 올라왔다는

알람 해제 메일이 옵니다. 

이 모든게 1년전에(2년전에 만들때는 없었어요. 그 후에 보강된 기능임) 만든 대로, 의도한

대로 동작하는게 너무 기특하고 재미 있습니다. 

또 하나 재미있는건, 나는 디스크 잔량 알람을 메일로 받으니 이런 상황을 알지만 어드민 화면에서

사용량 통계 그래프로는 이런게 확 드러나지 않아요. 왜냐하면 한달치를 보여주기 때문에 최근에

변화가 전체 그래프 길이에 묻혀서 잘 드러나지 않느 거죠. 

결국, 최근 서버에 백여메가 짜리 동영상을 압축하는 사용자들이 부쩍 늘었고, 그 중에는 가입해서

메일 로그인해서 십여개의 파일을 정기적으로 압축하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은 저만 알게 된 겁니다.

저는 서버 개발의 재미가 이런거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게 먼저 보이는 거. 

그냥 그렇다구요.

...
......

오늘 커피를 마시러 온 곳이 원래 일하시는 분들도 시크하고 조용하고 좀 그런 곳이었는데

오늘은 왠 아주머니가 앉아 계시고, 일하시는 분이 다정하게 이 분이랑 이런 저런 잡담을 하십니다.

시끄러워서 기분이 상할 정도는 아니고, 일하시는 분과 아주머니의 대화가 정다워서 슬쩍

훔쳐 듣는 재미가 있습니다. 다정한 사람이구나 싶어지는 그런 분위기 입니다. 

아주머니는 아이패드 미니 정도 되어 보이는 패드로 뭔가를 하고 계세요. 말투나 목소리는 완전

나이드신 아주머니, 잘 모르실꺼 같지만, 실제는 첨단 장비들로 뭔가를 계속 하시고. 

일하시는 분은 싹싹하게 일 잘 하시다가, 손님이 뜸해지면 이 아주머니께로 와서 이런 저런 말을

걸어 줍니다. 둘의 관계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일하시는 분이 다정하게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좋아 보였어요.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했습니다. 

이 아주머니 혹시 건물주 아니면 가게 주인 아닐까? 일하시는 분은 이 분에게 잘 보이려고 최대한

궁금하지도 않는걸 물어 보고 있는건 아닐까?

이 아주머니가 통화 하시는걸 들었는데 건물주 계열이 맞습니다. 요즘 힘드시다고.

투자 관련 이야기를 하시네요. 

하... 아름다운 상상은 그냥 바로 현실로 내려 왔습니다. 

건물주가 최고죠. 

일하시는 분의 다정함은 이 분이 가지신 자본에 대한 의전인거 같습니다. 

....
.......

사실 어제 몸이 안 좋아서 쉬었어요. 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어서 나가고 싶지 않았어요.

비 오는 날 땡땡이 치고 싶은건 몇번 경험했는데, 바람 분다고 나가기 싫은건 좀 새로웠어요.

한편으로는, 서너날 전에 뜨거운걸 급하게 먹다 입 안에 화상을 입었는데 무시하고 계속 뭘

먹었더니 상처가 계속 덧나고 있어요. 

오늘은 너무 아프고 불편해서 계란을 삶아서 먹는다는게 너무 안식었을때 먹어서 자극받고

소금 찍은게 또 자극 받고. 하아...

너무 아파서 기분이 안 좋았어요.

그런데 나와서 걷다가, 해가 드는 곳으로 접어 들었더니 기분이 좋아 졌습니다. 

기온도 적당하고, 햇살이 따뜻하니, 오늘 도저히 일하고 싶은 기분이 들것 같지 않았는데

햇살을 따라 걷다 보니 그냥 기분이 좋아지고, 그래도 일은 해야지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
......

어린이대공원 앞을 지나는데 어떤 여자분이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하다가 잠시 벤치에 앉아

쉬면서 강아지는 벤치 위에 올라 앉아 있고, 여자분은 핸드폰을 보고 계셨습니다. 

제가 지나가는데 강아지가 저를 잠시 보더니 여자분의 팔에 앞발을 들어 툭툭 칩니다.

마치 '여기요. 저기 나좀 봐봐요' 하는 것처럼. 

그러니까 여자분이 잠시 강아지 얼굴을 보면서 왜 그러느냐고 하는거 같은데 그 뒤에는

연결이 안되었지만, 나는 정말 신기하게 강아지를 처다 봤어요.

강아지와 같이 살면 덜 외롭겠구나. 

나 덜 외롭자고 강아지를 불행하게 하면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 보면

어짜피 현실이 불행한 강아지가 있다면 내가 그걸 조금은 덜어줄 수도 있는게 아닐까?

세상이 어짜피 완벽하지 않다면, 내가 그 강아지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나 혼자 몸을 돌보기도 어렵고, 남을 돌보기에는 턱도 없지만, 어쩌면 강아지 한마리 정도는

돌볼 수도 있는게 아닐까?

금방 정신 차리고 아니라고 했습니다만, 그 정도로 그 강아지가 마치 사람처럼 주인의 팔을

툭툭 치고, 주인이 강아지에게 왜 그러느냐고 말로 물어보는 장면은 사랑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잠시 환상에 빠졌나 봐요. 

...
......

이렇게 존대말로 글 쓰니 얼마나 좋아요. 

앞으로도 이렇게 늘 존댓말로 글 쓰면서 착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낙서는 이걸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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