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저분한 교훈 한자락
지난주 금요일 출근길에 어떤 아주머니가 운전하는 경차에 뒤를 받히고,

내려서 확인해 보니 뒷범퍼 스크래치가 살짝 났기에

그냥 사진도 찍지 않고, 연락처 교환하고 정리 하려고 했는데.

전화가 없다는둥, 핸드폰 배터리가 나갔다는 둥 연락처를 안주려고 하기에,

앞유리에 붙어있던 주차증에 전화번호 따려고 하니, 그때야 전화번호 불러 주더니.


차 빼고 30분쯤 지나서 전화 하니까 자기가 뭘 잘못했냐고 도대체 왜 그러냐고 나에게 짜증을 내고.

뭐 이런 사람이 있나 싶어서 보험 처리 합시다. 했는데.


딱 일주일 지난 지금 내가 가해자가 되어 있었다. 그 아주머니가 내가 차선을 변경하면서 자기 차를 내가 받았다고 했단다.

그 아줌마 보험사도, 내가 가입한 보험사도 마치 입을 맞춘듯이, 기다려 보세요. 이야기 중이에요. 저쪽이랑 통화가 안되네요.

제가 연락 드린다고 했죠? 사고가 경미해서 처리가 좀 밀리고 있어요. 차는 언제 고치실 꺼에요? 일단 고치시는게 좋지

않겠어요? 등등등. (내가 가장 기분 나쁜 말이 제가 연락 드린다고 했죠? 고객님?)

계속 일단 차를 고치시도록 유도를 하려고 하고, 한편으로는 도로에서 난 사고는 100% 과실이 없다고 하고,

차선을 혹시 내가 밟고 있지는 않았냐고 하고.


내가 보험료 낸 보험사 직원이라는 놈이,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내쪽 과실로 몰아가는 꼴에 참다 참다 대노하여

어제 아침 보험회사 직원 집으로 불러서 사고 부위 보여주고, 니 생각엔 이게 어떻게 가해자 차량 피해 부위 같냐?

내가 도로에서 45도 기울어진 각도로 후진이라도 했다는 말이냐? 하면서 사고 접수서를 힐끔 보니

그 그림 속에는 내 차가 멀쩡히 가고 있던 아주머니 차를 차선을 밟고 허리를 들이 받고 있었다.

야야, 니가 보기엔 이 그림하고 이 흠집이 맞기나 하냐? 내 차가 옆으로 가능 기능이라도 있다냐? 아니면 내가 후진으로

출근을 하고 있었다는 거냐?



직원이 '아이고 그렇네요. 그쪽 이야기랑 다르네요. 제가 그쪽과 이야기 해 보고 전화 드리겠습니다.' 하더니.

저녁에 기껏 전화가 왔다. '그쪽이랑 통화가 안되서요. 내일 전화 드릴께요.'

그래라 했는데 속이 상했다.


아침에 택시를 타고 가면서 택시 운전자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사고 이야기가 나왔다.

내 사정을 이야기 하니 이 기사분이 인생의 진리와 행동 요령을 가르쳐 주신다.

바로 내 보험회사 직원에게 전화를 했다.

이보시오. 나 이제 당신과 이야기 하기 싫소. 오늘 전화로 경찰에 사고 접수 할 것이고 차는 최대한 관련있거나

의심스러운 곳 모두 수리 할 것이며, 나도 병원에 입원해서 정밀 진단 받을 것이오. 내가 가해자에게 전화해도 안받고

그쪽 보험사 직원 이름도 전화번호도 모르니 그런 사실이나 그쪽에 통보해 주시오. 했더니.


나중에 연락 준다며 일주일을 끌던 사람도

도통 전화가 안된다던 사람도

내가 가해자인줄 알았다는 사람도

단 십여분만에 전화가 온다.

그리고 단 두 시간 뒤에. 뒷범퍼를 교체할 만한 금액을 합의금으로 다음주 월요일에 입금해 주겠노라고.

그 아주머니가 자신의 과실 모두 인정 했노라고, 경미한 사고인데 번거롭게 해 드려서 죄송하다고.

연락이 왔다.


원래 스크래치가 좀 있어서 페인트로 땜빵 했던 뒷범퍼를 공짜로 가는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야 하는데.

입맛이 쓰다.

대단히 쓰다.
by 졸리 | 2009/03/06 19:41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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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윤리맨 at 2009/03/06 20:49
한수 배웠습니다~ ^^;
Commented at 2009/03/12 00:3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sung329 at 2009/03/17 00:10
쓰고 싶지 않은 비기를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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